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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파주로 오게 하신 하나님의 섭리

 

위동구협동장로

 

2007년 12월, 그 해 겨울은 추웠다. 아니 날씨보다 내 마음이 추웠다. 정든 고향 대전을 떠나고, 정든 신앙의 형제들과 헤어져야만 했다. 이미 한 해 전에 사업도 정리하고 교회의 시무장로 직분도 내려놓았으며 그동안 섬기던 봉사단체 와이즈맨 봉사도 손을 놓은 상태라서 홀가분했다. 다만 함께 즐기던 테니스 동호인들과 헤어지는 것이 몹시 섭섭했고, 65년 동안 내가 태어나고 살아왔던 정든 교향 산천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시려왔다.

 

2008년 1월 늙으신 어머니를 모시고 아내 지미원권사와 함께 직장일로 먼저 와 있던 아들 세창이가 있는 파주로 장막을 옮겼다. 2006년에 섬기던 교회에서 ‘선진교회탐방’때 앞서가는 교회들을 방문했었는데, 파주에 와서 그 때 탐방했었던 내가 흠모했던 거룩한빛 광성교회에 출석하려고 마음 먹었다. 막상 주일 아침 발걸음은 반대 방향인 금촌보다 북쪽인 전원적인 마을로 향하고 있었다. 언덕 위에 붉은 벽돌로 지은 아름다운 삼성교회가 눈에 띄었다. 이 교회의 빈 자리 하나를 허락하시면 내가 여기서 헝끄러진 믿음을 정리하여 굳건히 세우리라 하는 새로운 소망을 가지고 저 높은 곳을 향하여 행진하리라고 다짐하였다. ‘하나님, 항상 동행하시고 주님 뜻대로 인도하소서.’

 

무의도식하고 있으니 지루한 하루하루였다. 할 일이 하나도 없었다. ‘서울, 거기 가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매일 전철을 타고 서울거리를 기웃거린다. 우연히 지하철에서 반가운 분을 만났다. 이부경 KT&G 대전지사장을 역임했던 분이다. 함께 테니스도 하고 봉사단체도 함께 했던 분이다. 사모님은 전도사 사역을 하시던 좋은 부분였다. 그분 사무실을 방문하여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후 이 만남이 역사적인 만남인 것을 늦게 알게 되었다. 그 해 여름 탄현면 법흥리에 소재한 COAS라는 가구회사 물류창고에서 경비로 일하게 되었다. 그 넓은 물류 창고에 밤을 세우며 24시간 경비일은 혼자 조용한 시간이 많아 찬송부르며 성경읽고 큰 소리로 기도하는 주님과 교제하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나는 여기서 인간적인 야망도 다 내려놓았다. 하루 하루 흘러가는 세월따라 그날 그날 충실하게 살았다. 그것은 마치 기계의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것처럼 느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캄캄한 곳을 순찰하다가 물체에 발이 걸려서 넘어져서 오른발 골절로 크게 다쳐서 그 일도 그 날이 마지막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서울 사당동에 위치한 이부경박사님께서 전화로 급히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30년간 모래 응집에 관한 연구를 해왔는데, 기상청에서 황사방지에 관한 실험을 해야되는데 나보고 함께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자는 제안을 해왔다. 내가 할 일이 많았다. 대전에서 비닐하우스안에 사막처럼 시험포를 만들고 여러 모양의 실험을 했다. 그 실험은 많은 사람에게 관심을 같게 했다. 이어서 2010년 중국 커얼친 사막 요녕성 푸신지역실험, 2011년 커얼친사막 내이 멍고 츠펑지역 실험, 2011년 아랍 에미르트 아부다비 미르파 지역 실험, 2011년 UNCCD창원대회 (유엔 사막화협약)에 참가하였다. 이 대회에 참석하여 중국대표, 몽골대표, 이란대표, 이집트대표 등 많은 국가들이 관심을 갖고 지금도 그들과 의견을 교환하며 대책을 세우고 있다.

 

하나님의 섭리는 어디 있는지 알 수가 없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누구인가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회복하는 사막화 방지를 꼭 이루어야지만 인류가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서예가이시며 한시를 잘 하시던 나의 장인이 신혼때 들려주시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가난한 선비가 강변을 산책하고 있었다. 참새 한 마리가 강변의 모래를 쉴 새 없이 입에 물고 건너편 모래 언덕으로 옮기고 있었다. ‘참새야, 너 거기서 무엇하고 있느냐?’ 참새가 대답했다. ‘예, 나는 지금 매년 장마에 떠내려온 강변의 모래를 옮겨서 언덕을 이루고, 산을 이루어 숲이 우거진 동산을 만들려고 합니다.”

 

2010년 7월 19일, 무더위간 한참인 한여름에 나는 중국 요녕성 후신시 창무현 커얼친 사막동쪽 끝자락, 매년 10킬로미터씩 사막화가 진행되는 곳을 방문한 적이 다. 유엔은 사막화 방지를 우리 시대 최대의 도전이라고 했다. 지구의 3분의 1인 20억명 가량이 사막화의 희생자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나는 그 커얼친 사막 언덕에서 무릎을 굻었다. “하나님, 마른 막대기만도 못한 나를 어떻게 사용하시려고 이 엄청난 현실 앞에 세우셨나이까?” 하나님께서 나를 대전에서 파주로 옮기신 섭리는 이 사막화를 방지하고,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보전하는 사명에 일익을 담당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깨달았다. 비록 참새가 강변의 모래를 옮겨서 숲을 이루려는 목표를 가지고 중단없이 모래를 물어 나르는 것처럼, 마른 막대기만도 못한 나를 들어서 하나님께서 동행하시고 능력주신다면 인류의 오랜 숙원을 이루리라고 다짐한다. 대전에서 낳고 자라고 터잡아 잘 살던 나를 연단하시기 위하여 파주로 인도하셨고, 삼성교회에서 귀한 믿음의 형제들을 만나게 하시고 귀한 사명 주신 하나님의 섭리를 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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