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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장어’를 주신 하나님

 

류재인 집사

 

‘갈릴리 수산’이라는 양어장 이름에서 보듯이 나의 농장은 기독교 색채를 그대로 드러낸다. 뿐만 아니라 키워낸 장어의 엑기스 팩을 담는 상자에는 ‘친환경 무소독 무항생제로 직접 키운 신천장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다. 세상적으로 볼 때 꾀를 부린다거나 거짓말을 한다거나 돈을 목적으로 할 수 없는 농장이다. 더욱이 상자 아래에는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라는 전도 문구까지 양쪽으로 인쇄되어 있다. 운영자인 내 입장에서는 정말 하나님 앞에서 하는 사업이고 더 나아가 전도 접촉점으로서의 양어장이다. 대강 대강 어설프게 할 수도 없는 일이거니와 세속 가치관으로 흘러서는 안 되는, 정직한 기업이 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기반과 사업체는 부모님이 일궈놓은 것이다. 아버님의 다대한 연구와 열정, 어머님의 헌신과 노고에 세워진 신앙가문의 기업인 것이다. 그 뒤를 이어가고 있는 나는 복 받은 아들이다. 이 일이 감사하여 더욱 긴장하고 심혈을 기울여 농장을 운영하게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생명을 다루는 섬세한 일이다보니, 온 생명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께 기도하며 여쭙고, 그분의 손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생활면에서도 새벽에 일어나 5시 30분에 먹이를 주는 일로 시작되는 일이니 양어장은 스스로의 자기관리에도 철저해야 한다. 개인 시간을 거의 낼 수 없다. 돈을 벌기 위한 직장이라기보다는 하나님께서 아버님을 통해 나에게 맡겨주신 천직이기에 소명감으로 임한다. 이 일이 나의 적성에 맞음도 감사한다.

 

무엇보다 감사한 일은 생업 현장에서 매일처럼 체험하는 생명의 신비다. 치어(장어 새끼)로 들어올 때의 무게는 0.15~0.2그램인데, ‘입붙임’을 시작하여 6개월에서 10개월을 잘 키우면 300그램까지 자란다. 2,000배 이상 성장하는 생명의 신비!

 

수산대에서 전문지식을 쌓고 이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가능성이나 확신은 50:50이었다. 하지만 날을 거듭할수록, 생명을 키우는 이 일이 재미있고 신비롭다. 아버님이 오랜 세월 시행착오를 거쳐 성공하여 정착시켜 놓은 ‘고밀도순환여과식’ 기술로 농장을 펼쳐가면서, 집중적으로 기도하게 된다. 처음 2, 3년은 자신감이 넘쳤으나 4, 5년이 지나면서 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다.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기도할 수밖에 없다. 이렇듯 양어장 사업은 하나님과 동업하는 사역이다. 존경하는 부모님의 건강, 섬기는 교회의 부흥을 위해 기도드린다. 그리고 이 사역이 하나님의 일에 더욱 귀하게 쓰임받길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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