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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농문 교수의 <몰입>, 두 번째 이야기

 

이 책은 몰입의 즐거움을 다루고 있다. 내가 지금 살아 있다는 느낌을 가지고 살게 해주는 것이 몰입이다.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 바로 이런 충만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몰입이다.

 

몰입되지 않았을 때, 근심과 걱정이 앞서도,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고,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하지만 몰입되면, 근심과 걱정이 사라지고, 자신감이 생기고,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즐거워진다.

황농문 교수의 몰입이야기는, 공부하는 학생이나, 산적한 일들을 해결해 가는 직장인들, 가르치는 교사나 목회자 들에게 매우 유익하다.

 

특히, 몰입이 되지 않는 상황과 몰입하는 상황에서 우리 뇌안에서 어떤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잘 설명해준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저자의 체험에서 나왔기 때문에, 몰입의 창시자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여의 글보다도 더 재미있고 유용하다.

주목할 것은, 몰입을 하는데는 '천천히 사고하기' '낮잠의 유익' 등을 재미있게 설명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지금까지 내 삶속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 가장 충만했던 순간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그리고 그런 삶을 어떻게 지속시키고 발전시키는지에 대한 꿈을 꾸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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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버지니아 울프가 글쓰기에 대하여 쓴 글이 생각난다. 생각하기는 글쓰기에서 중요하다. 버지니아 울프는 이 생각(묵상)을 마치 깊은 심연의 바다로 들어가는 것으로 표현했다. 그리고 거기서 영감을 얻고, 자신 만의 독특한 파토스를 가지는 것을 '큰 물고기를 만난 것'으로 표현하였다. 그제서야, 자기만의 독창적이고 힘있는 글을 쓸 수 있었다고 한다. 설교를 준비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지식의 전달이 아니다. 본문메시지를 바탕으로 하여 마음과 마음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묵상이 중요하다. 황교수는 묵상을 '천천히 사고하기' '낮잠상태에서의 뇌파의 장기기억에서 인출하는 작용' 등을 설득력있게 설명해주고 있다.

 

공부할 때도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이 있다. 벼락치기로 공부하면 단기기억이 도움이 되겠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장기기억을 하기 위해서는 뇌의 구조에서 해마의 역할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해마는 낮에 들어온 정보들을 쉬는 시간에(낮잠, 수면시간) 장기기억을 할지 폐기처분을 할 지를 결정한다. 장기기억으로 보내려면, 반복하라. 그러면, 뇌는 이게 중요하구나, 절박하구나 하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말인데,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매일 매일 성취하고 도달가능한 목표가 있어야겠지만,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고 몰입하려면, 불가능할 정도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몰입는 단순히 복권당첨을 염원하거나, 회사승진을 염원하는 것이 아니다. 몰입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의 상황에 대한 것이 아니라,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나의 상태를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몰입에 들어가는 장애물들이 있다. 이를 극복하면 몰입으로 들어간다. 몰입으로 들어가면, 긍정적인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어, 흥분이 되던가, 아무튼 어떤 기제에 의해서 난이도 있는 문제로 해결이 가능하게 된다. 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고, 세상을 다 얻은 것 같고, '내가 대단하다' '참으로 행복하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이 몰입 상태에 들어가면,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이 든다. 월요병에 걸리는 이유도 몰입이 되지 않기 때문인데, 월요병을 해결하는 7가지 방안도 설득력있게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1. 몰입과 비몰입상태의 뇌의 호르몬에 대하여, 2. 해마의 역할에 대하여, 3. 낮잠과 천천히 사고하기의 효능과 그 방법에 대하여, 4. 몰입과 영성, 종교성에 대하여 정리할 필요가 있다. 흔히 각성상태에서 혼신의 노력으로 공부하고, 잠도 줄이는 것이 능사라고 하지만, 저자는 졸리면 자고 잠 안오면 공부하는 자연스러운 방식을 제시한다.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서 혼자 대화하고, 메모하고, 관련 주제에 대하여 얘기하고 연구하고, 무엇보다도 편안한 의자에서 생각하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편안한 상태에서, 졸린 듯한 상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 기억된 정보들이 서로 연결되고, 새로운 조합을 이루어내는 일들이 벌어져서, 바로 이게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영감이 된다. 이미 내 안에 그것들이 있는 것이다! 단지 그것들을 발견해 내고, 조합을 이루도록 뇌에게(?) 편안한 시간을 주는 것이다. 일단 몰입이 되고 영감이 떠올랐으면, 다른 정보들을 더 입력하고 공부하고 연구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 몰입된 상태에서 생각을 따라가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도 생생한 자기체험이어서 좋다. 그 체험에 나에게도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다. 신경생리학, 뇌과학의 실험자료들을 제시해서 좋다. 바로 종교라는 것도 이러한 몰입, 주객일체의 체험일 수 있다는 통찰도 호감이 간다. 몰입는 절박해야 생긴다. 중요해야 생긴다. "내가 지금 맡고 있는 일이 중대하다." "오늘 이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나는 죽는다. 이제 시간이 불과 얼마 남지 않았다."(데드라인 효과)는 절박감과 중요도가 있어야지, 뇌가 움직이고 온 몸이 몰입으로 들어가게 된다. 몰입을 위해서는 처음 40분~1시간을 잘 견디어 주어야 한다. 이 때는 쉬운 일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나 같은 경우는 일기를 쓰거나, 녹음을 하거나, 앞으로의 상황을 한번 정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설교준비할 때는 단순히 본문을 여러 번역서로 읽거나, 주석을 읽거나, 설교를 듣거나, 아니면 영어와 우리말로 통번역을 하기도 한다. 몰입하면 어려운 책도 잘 읽혀진다. 몰입에 가장 도움이 되는 시간은 잠자기 전 30분, 잠에서 깬 후에 30분이다. 이 시간이 묵상을 하라. 깊이 생각하라. 거기서 많은 영감을 얻을 수가 있다. '천천히 생각하기'를 할 때는 몸이 불편하지 않도록 편안한 의자가 좋다. 왔다 갔다 할 요소를 미리 다 해결하는 것이 좋다. (화장실 가기, 물준비하기, 전화기 꺼놓기 등) 나 같은 경우는 설교구상을 할 때, 15분 한 주간 돌아보기 - 그 동안 준비한 내용들 꼽씹어보기 - '지금 이 설교가 나에게 주어진 절대절명의 과제이다.' '이 설교는 세계적이다, 가장 독창적이다, 가장 중요한 주제이다' '하나님께서 나를 부르셨다. 성경의 권위와 성령의 도우심으로 역사하신다.'는 것을 반복해서 일깨워준다. '지금 내가 이 곳에서 사역하는 것이 행복하다, 감사하다. 교우들이 사랑스럽다.'며 성령의 충만함을 의식한다. 그리고 설교사역을 할 때, 언제나 행복하다. 이번이 한국을 방문한 발레리나 강수지(?, 독일 활약, 46세, 1967년생)의 표현을 빌자면,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그 느낌때문에 이 늦은 나이에도 자기를 관리하고 발레를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아하! 바로 이게 몰입이구나. 나도 무엇가 말씀의 맛, 설교의 즐거움이 있기에 이 사역을 계속한다. 설교준비를 해서 전달하는 것은 한 생명을 잉태하는 것과 같다. 고통도 있으나 즐거움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나의 삶과 사역,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과 비전 등을 계속 생각했다.

 

불가능한 목표를 설정하라. 전국 수석을 목표로 해보라. 키에르케고어처럼, 불과 몇 개월 만에 대작을 몇 권을 쓰는 혼신의 힘을 기울여보라. 번역을 완성하여 출판해보자. 단, 이 번역이 정말 목숨걸 일인가에 대하여 확신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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